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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말하는 꿈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조지아주의 붉은 언덕에 노예의 후손들과 노예주의 후손들이 형제처럼 손을 맞잡고 나란히 앉게 되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이글거리는 불의와 억압이 존재하는 미시시피주가 자유와 정의의 오아시스가 되는 꿈입니다. 나에게 꿈이 있습니다. 나의 넷 자식이 피부색으로 평가되지 않고 인격으로 평가되는 날이 오는 꿈입니다.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링컨 기념관 앞에 운집한 25만명의 ‘흑인 인권시위대’를 향한 연설의 일부다. 그는 이날 다른 원고를 준비했으나 수많은 참가자의 불같은 열정을 접한 뒤 이 연설로 대처했다고 한다. 그러나 반응은 획기적이었다. ‘I have a Dream’이란 명언은 방황하며 좌절 중인 수많은 젊은이에게 소망을 주었고 전체 연설문은 1961년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사와 함께 인류에 회자하는 가장 역사적인 연설로 평가되고 있다.   ‘어둠으로는 어둠을 물러낼 수 없습니다. 오직 빛만이 할 수 있습니다. 증오로 증오를 몰아낼 수 없습니다. 오직 사랑만이 그것을 할 수 있습니다.’ 연설의 결론이다. 어찌 보면 킹 목사는 자신의 주도하에 382일 동안 이어온 흑인시위가 단순히 백인에 대한 증오심의 발로가 아니라, 어둠 가운데서 악과 불의로 치닫고 있는 미국사회를 창조주 하나님의 빛과 사랑으로 밝히려는 ‘의로운 기도 행진’임을 실토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게 볼 때 이는 1930년 3월 12일부터 4월 6일까지 인도 민중 6만여명을 이끌고 240마일을 걸은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적 시민 불복종운동의 소금 행진(Salt March)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사가 모두 그렇듯이 꿈이 꿈으로 끝나는 듯한 아픔이 미국에 찾아왔다. 그의 죽음이다. 1968년 4월 4일 저녁 6시 1분, 테네시주 멤피스의 한 모텔 발코니에 앉은 그의 뺨 아래를 한발의 총탄이 스치듯 관통했고 저녁 7시 5분 사망했다. 향년 39세, 아직 어둠과 제대로 된 싸움을 해보기 전인 젊은 나이에 말이다. 범인은 인종주의자이자 수배 중인 탈옥수 제임스 얼레이다. 탈옥수 신분인 얼레이가 어떻게 총기를 구매, 킹 목사 같은 유명인사를 암살 후 도주하되 위조여권으로 영국까지 빠져나갈 수 있었는지를 놓고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결과론이지만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는 법! ‘로자 파크스’는 풀려났고 버스가 피부색을 따라 좌석을 달리함이 위헌임을 대법원이 평결한다. 1964년 스웨덴 한림원은, 킹 목사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였는가 하면, 1983년 레이건 대통령은 1월 20일을 (부시 대통령이 1월 셋째 주 월요일로 정정) 마틴 루서 킹 데이로 선포하면서 일반인의 생일이 국가 공휴일이 된 첫 사례를 남긴다. 그런 뒤 텍사스주에서 마지막으로 흑인 노예가해방된 지 156년이 지난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은, 6월 19일을 ‘JuneTeenth Day’라 하여 12번째 연방 공휴일로 공표한다.   성경은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 되고 보지 못 하는 것들의 증거”라고 쓰여있다. 어쩌면 킹 목사가 말하는 꿈이 성경에서 말하는 믿음이 아닐까? 바라건대 우리가 꾸는 꿈이 하나둘 실상이 되어이 땅에 사는 모든 이민자가 피부색 때문에 차별당하지 않는 좋은 나라 미국이 되길 소원해본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목사 케네디 대통령 레이건 대통령 부시 대통령

2023-08-04

[삶의 뜨락에서] 현명한 말

 삼국지의 제일 백미는 적벽대전일 것입니다. 백만대군이라고 허풍을 떨며 30만 대군을 수륙 양쪽으로 진군해오는 조조 군을 유비는 대항할 길이 없었습니다. 이때 유비의 책사 제갈량이 자기가 동오 손권에게 가서 조조의 싸움이 손권과의 싸움이 되도록 유인하겠다고 나섭니다. 동오로 온 제갈량을 대하는 동오의 대신들은 제갈량을 죽여야 한다고 야단이었습니다. 더욱이 도독 주유는 제갈량을 죽이려고 여러모로 애를 썼습니다. 이것을 제갈량은 좋은 말로 막아냅니다. 나중에는 동작부라는 시를 읊어 조조가 동작대라는 큰 정자를 세우고 강동의 이교(소교·대교)를 데려다가 술을 따르게 하겠다는 의미의 시를 읊습니다. 대교는 손책의 부인이고 소교는 주유의 부인입니다. 이에 격분한 주유도 전쟁파로 돌아서서 적벽대전을 일으켜 조조를 대패시킵니다. 한 사람의 세객이 유비를 살리고 동오가 승전하도록 역사를 만듭니다.     어떤 왕이 연회를 베풀었는데 잔치에서 광대가 춤을 추다가 옷자락이 걸려 왕이 애지중지하는 도자기를 떨어뜨려 깨집니다. 왕은 대노하여 저 광대를 사형에 처하라고 명령을 합니다. 그리고 밤에 가만히 생각하니 자기가 좀 너무했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번 내린 명령을 철회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너는 죽어 마땅하지만 오랫동안 궁궐에서 봉사한 정의를 보아서 너에게 죽음의 방법을 허락하니 네가 어떻게 죽을지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이 광대는 생각하다가 “성은이 망극하여이다. 허락해 주신다면 소인은 늙어 자리에 누워 죽고 싶습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왕은 자기가 한 말을 되담을 수 없어 “그래 네가 늙어 죽게 하라”고 석방을 했다고 합니다. 참 현명한 말입니다.     지금 한국이나 미국이나 정치가들은 말을 할 줄 모릅니다. 직선적이고 공격적이고 품위가 없는 말을 막 쏟아냅니다. 오래전에 처칠이 국회의 출석 때마다 늦게 참석했습니다. 야당의 국회의원이 공격하자 웃으면서 “당신들도 이쁜 여자와 같이 살아 보세요. 이쁜 부인과 같이 살면 늦게 일어나게 되는 것이 아닙니까”라고 대답하여 공격하던 의원도 웃어버렸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레이건 대통령이 유머 섞인 말로 대답을 잘했습니다. 먼데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레이건 대통령이 나이가 많다고 공격하니까 “오, 또 나이 타령이네. 당신도 곧 내 나이가 된다니까”라며 흘려 버렸습니다. 그 선거에서는 먼데일 출신의 미네소타만 빼놓고 전국에서 레이건이 승리했습니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 때도 트럼프가 온화한 말투로 대응했으면 이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어디서나 공격적인 말투로 기자들과 싸우고 심지어 공화당 상원의원과도 싸우니 적이 많아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여기저기서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에서도 유머러스하고 온화한 말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고 그저 이전투구(泥田鬪狗)의 흙탕물이 튀기는 싸움만 할 뿐입니다.그리고 정치인들도 많이 사용하는 SNS에도 가혹하게 물어뜯는 싸움이 계속될 뿐입니다. 그러니 한국의 사회는 그야말로 싸움판이지 정치의 협상이나 타협은 없는 흑백전만이 있습니다. 한국 사람은 머리가 좋다고 합니다. 그런 좋은 머리로 레이건이나 처칠 같이 유머러스한 부드러운 대화를 끌어낼 수가 없을까요. 이용해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레이건 대통령 대통령 선거 민주당 대통령

20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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